[ 반지 ]


사랑과 언약의 징표 원, 사각, 타원, 6각형, 아니 그저 무한한 공간을 조각한 것처럼 반지는 세공사의 상상력과 환상을 펼치기 좋은 장신구다. 다양한 재료 또한 그 폭이 아주 넓어서 예술가의 끼를 자극한다. 나뭇잎, 깃털, 뼈, 상아, 철 알루미늄, 청동, 은 금, 귀금속을 비롯한 수많은 돌등은 장인들에게 수많은 테크닉을 개발하게 했다. 반지는 그 속에 들어있는 상징성도 다양하다. 언약과 사랑의 징표이고,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이며, 힘과 권력, 카리스마의 상징이기도 하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는 왕권승계의 표시로 아들에게 반지를 끼워주었고, 로마에선 신분의 표시로 자유인은 은반지를, 노예는 쇠반지를 껴야 했다. 또 로마 기사단은 맹세의 표시로 반지를 나누어 꼈고, 공이 있는 신하에게 메달이나 훈장대신 반지를 주기도 했다. 그리스에서는 병을 고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개구리나 남근모양을 한 반지를 끼기도 했다. 폼베이 유적에서는 독살용 반지도 발견됐다. 인도에서는 착용자가 움직일 때마다 소리를 내는 발가락 반지는 껴서 그 소리로 악귀를 물리치고자했다. 하지만 그 반지에는 남성들에게 성적 충둥을 일으키게 하는 의도도 있었다. 코란의 규율을 엄격히 따르는 이슬람교도들은 금반지는 금하고 은반지만 허용된다. 아무 장식 없는 모하메드의 은반지가 “모하메드 신의 전령”이라고 새겨져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도곤족은 신화나 전설에 따라 청동반지를 제작했다. 그들은 부적으로서 혹은 연장자들이 자기신분을 표시하기 위해 반지를 꼈다. 또한 조상에게 바치는 제물로도 제작했는데 이는 조상에게서 영혼의 힘을 전달받기 위한 것이었다. 결혼을 매우 중시하는 중앙아시아 투르크멘 사람들은 결혼을 맺어준 중매쟁이에게 신부어머니가 손가락 두 개를 넣을 수 있는 독특한 반지를 선물했다. 두 개의 고리는 양가와 두 사람의 영원한 결합을 의미하지만 신부집안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우리 몸에 있는 모든 구멍에 장신구를 해야 영혼이 달아나지 않는 다고 믿었다. 이런 이유로 이 지역에서는 코걸이와 배꼽걸이 장신구를 애용했다. 코걸이는 장식목적 외에 신분을 나타내는 표시로도 썼는데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대형조개껍질 깍은 것으로 종족의 지도자임을 알렸고, 남미의 인디오들은 금으로 만든 대형 코걸이를 걸어서 영적 지도자임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