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 ]


영롱한 신비로움 인간이 소유한 장신구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이 비즈이다. 고대 무덤에서 발견된 가장 보편적인 물품의 하나가 비즈라는 사실은 인간과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했는지를 알려준다. 이들은 커다란 신비의 보따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영롱하고 색스런 동그라미 속에 무한한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기원전 3만 8000년부터 동물의 이빨과 뼈를 비즈의 형태로 만들어 장식품으로 쓰기 시작했다. 상아를 비롯한 동물의 뼈, 조개껍질, 뱀의 척추 등을 비즈의 형태로 만들어서 장신구로 썼는데 동물신체의 일부분을 몸에 걸치면 그 동물의 용기와 힘을 갖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집트, 로마, 중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비즈를 만들게 되었는데, 16세기에 이르러 이태리 베네치아에서 비즈를 주도적으로 생산했다. 베네치아의 유리장인들은 한 개의 비즈에 천 개의 꽃을 넣었다는 모자이크 곧 밀리피오레, 사탕수수 줄기 모양의 셰브런 등으로 신비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비즈가 아프리카 대륙에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마치 비즈의 주술에라도 걸린 듯 열광적으로 좋아했다. 오래된 비즈는 그 무게만큼의 금과 똑 같은 가치가 있다고 믿어서 비즈 1개가 노예 7명과 맞먹는다고 여겼다. 또 비즈는 초자연적 힘을 갖고 있어서 위험시 충견처럼 주인을 보호하며, 안전한 곳에 보관하면 그들 스스로 재생산된다고 믿었다. 이를 악용한 유럽 상인들은 배 가득 비즈를 채우고 아프리카에 가서 상아, 금, 노예 등과 바꿔갔다. 1500년에서 1867년 사이에 유럽산 비즈와 교환되어 아메리카대륙으로 끌려간 아프리카 노예는 1,500만 명에 달한다. 그래서 이것을 ‘비즈교역’(Trade Beads)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베네치아에서는 환경여건도 점차 바뀌고 장인도 사라져, 이제는 유럽 인들이 아프리카를 누비며 비즈교역으로 그들이 판 가격의 수백 수천 배의 값을 지불하며 열광적으로 다시 사들이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이 둥근 모양의 구슬! 전 세계인들이 시공을 초월하여 그토록 비즈를 좋아한 것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전체성과 완전성이 그 둥근 원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